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☎070-7616-9100… “응답하라, SF 세계”

돈승랑 0 7 04.07 07:24
전시장에 걸린 음향 작품 ‘둠즈데이 오디오’앞에서 한 여성이 간판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고 있다. 전화로 연결되는 자동응답시스템이 곧 작품이다. /북서울미술관“배에 오르시겠습니까?… 선언을 하시려면 1번, 만남을 원하시면 2번… 항해를 떠나시려면 5번, 상담원과 연결하시려면 0번을 눌러주세요.”전시장에 들어서자 웬 전화번호 적힌 간판이 하나 걸려있다. 070-7616-9100. 전화를 걸면 자동응답시스템이 시작된다. 5번을 누르자 목소리가 흘러나온다. “이제 세상의 바다는 땅이 되고 땅은 바다가 됩니다. 바닥을 보세요. 물이 차오릅니다… 세계가 출렁입니다. 내 몸은 한 척의 배입니다… 영차 영차 노를 저어 나아갑니다. 눈앞의 경계는 사라지고 벽이 무너집니다. 그저 이끌리는 대로 둥둥 떠다닙시다….”SF(science fiction) 세계로 공상을 발신하는 기획전 ‘SF2021: 판타지 오디세이’가 북서울미술관에서 5월 30일까지 열린다. ARS를 활용한 미디어작가 최윤(32)의 ‘둠즈데이 오디오’처럼, 각 단계를 밟아나가며 SF라는 판타지에 점차 다가서게 한다. SF는 변화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한다. 관람객은 한 편의 허구에 기꺼이 속아 넘어감으로써 상상을 현실화한다. 다만 0번을 누르고 아무리 기다려도 상담원과는 연결되지 않는다. 꿈꾸는 데 상담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.양아치 '태양계'(위), 루시 매크래 '고립연구소'(아래). /북서울미술관SF 미술가로 잘 알려진 영국의 루시 매크래(42)가 언젠가 펼쳐질 우주에서의 삶을 위해 고안한 미세 중력 훈련 기구를 연습하는 영상 ‘고립연구소’처럼 작가 10인의 출품작은 과학 발전이 야기한 근미래에 대한 나름의 제시다. 알 수 없는 내일을 떠올리는 것은 유희라는 점에서, 설치미술가 양아치(51)가 달 사진만으로 거대한 벽면을 채운 작품 ‘태양계’는 다소 난해할 수 있는 SF와의 거리감을 좁혀주는 작품이다. 사진 속 달은 둘뿐이지만 관람객은 ‘세 번째 달을 찾으라”는 미션을 부여받는다. 이제 관람객은 ‘매직아이’ 하듯 눈알을 모아 스스로 환각을 생산해야 한다.김보영·배명훈·정소연·듀나 등 SF소설가 4인도 전시에 참여했다. 이들의 텍스트가 미술 작가에 의해 미술 작품으로 전환됐고, 이 미술 작품의 주제가 다시 단편소설로 구현돼 이달 중 소설집으로 묶여 나올 예정이다. 차원을 넘나드는 것이다.[정상혁 기자 time@chosun.com] ▶ 조선일보가 뽑은 뉴스, 확인해보세요▶ 최고 기자들의 뉴스레터 받아보세요▶ 1등 신문 조선일보, 앱으로 편하게 보세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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